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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20 트위터로 받은 시 한구절 - 가슴이 쿵~ 본문

학교이야기/교단일기

2010.6.20 트위터로 받은 시 한구절 - 가슴이 쿵~

analogcafe 2010. 6. 27. 21:20
축구를 보다, 트윗덱 팝업창이 뜬다~~
누가 글을 올렸나 무심코 보는 순간...

 
천둥치는 밤에, 시를 읽다가. 박후기 <난간에 대하여> "재개발지구에서는 꽃들도 난간 위에서 피고 진다. 버려진 꽃들이 생사의 경계 위에서 목을 길게 빼고 망을 본다. 가끔, 발을 헛디딘 꽃잎이 난간 아래로 추락하기도 한다." 용산의 비극
 
갑자기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잊으면 안되는 것을 내가 잊고 있었구나...
 
 
 
난간에 대하여


                                 박 후 기


  세상 모든 길은 난간이다. 누군가의 걸음걸이가 위태로워 보인다면, 그는 분명 난간 위를 걷고 있는 것이다.


  재개발지구에서는 꽃들도 난간 위에서 피고 진다. 버려진 꽃들이 생사의 경계 위에서 목을 길게 빼고 망을 본다. 가끔, 발을 헛디딘 꽃잎이 난간 아래로 추락하기도 한다.


  지상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난간 위에 망루를 세웠다. 망루가 서 있던 난간은 무너진 하늘의 일부였다. 그곳은 철거민들의 소도(蘇塗)였지만, 관리(官吏)들은 용산 4지구라 불렀다. 누군가 망루에 불을 질렀고, 시커멓게 타버린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급하게 이승을 빠져나갔다.


  모두 난간 위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발아래 세상을 보지 못했다.



         -『문학마당』200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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