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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야기/교단일기

답글-선생님 글 잘 읽고 있어요-김탕님

analogcafe 2010. 6. 27. 11:17

특히...특수교육교사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선생님글이 더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언젠가 지인 중 한분의 아들이 4살이 되었다기에 물었습니다.
(그 분은 YMCA에 근무하셨고...자녀교육과 좋은 아빠모임을 이끌고 계신분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 잘하죠?"
"그럼...청산유수야...말도마..."
"궁금한거 있으면 가리지 않고 물어보고 그러나요?"
"아이고...궁금한 거 천지야!"
"그럼 귀찮아 하지 않고...원리를 설명하고...이해될 때까지 눈을 보고 이야기 하세요?"
여기까지 제 질문이 이어졌지요.
마지막 답변은요.
"나도 어디 강의가면 항상 그렇게 이야기 했거든...
그리고 아버지상을 말하면서 보호자이자 친구이며,
모델이 되어주어야 하는 대상임을 강조했지...
그런데 한 두번 대답하고 나면...
나가놀아라! 라고 말하는 날, 자주 만나지...그게 잘 안돼...이론과 현실의 괴리랄까"
특수교사의 힘은 반복되는 질문과 상황을 견뎌야 하고...
다른 교사와 다르게 힘싸움을 해야 한다는 게 보통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장애아케어와 교육서비스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차 일을 시작했어도,
아침에 말한 걸 다시 설명해줘야 하는 반복이 지루해지고...
출근에서 퇴근까지 아이들과 씨름(이건 진짜 씨름을 말하는 겁니다)하는 자기모습에
연민까지 느끼게 되는 일...
이론으로 다 알고 있어도 현장에서 부딪는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단 생각이 많이 들어요.
좋은 교육 커리큘럼보다는 스킨쉽 한번에 말문을 여는 아이들을 볼 때
교사의 따뜻한 가슴을 필요로 하는 구나...싶다가도...
소리 버럭 버럭 지르며 책상에 머리를 쾅쾅 박아대는 아이들을 말려야 할때면...
이건 노가다야...란 생각이 든다더군요.
거기에 짓누르는 학교 시스템이란...너무 심한 고문이 되겠지요.
어느날 특수학급(특수학교의 한 클래스 였어요)에 선생님을 만나러 간 적이 있었어요.
아는 누나였는데...
학생과 수업시간에 머리끄댕이(이거 표준말인지는 모르겠어요^^)를 잡고
스톱모션으로 서있더군요.
아주 묘한 상황에 교실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 상황은 어떻게 된 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는데...
선생님과 학생은 평화협상중이었어요.
"우리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놓자!!!"
"..."
"하나...둘...셋!"
선생님만 손을 놓았어요...그러자 바로 다시 머리를 잡아 채시더군요...
한참을 실갱이 끝에...상황은 종료되었구요.
수업이 끝나고...그 뒷이야기를 들으면서...한참을 웃고...
암튼...그런 적이 있었답니다.
앗...장황한 글...
참! 제가 리플라이를 쓰려고 한 말은요...
선생님도 머리를 식히고 싶으시고...몸과 마음이 다 쉬고 싶으시다고 하셨지만...
제가 느낀건...
그런 교실에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울 것 같아서...감히 쓴겁니다.
힘내세요. 사진! 멋지게 찍으시구요...
언젠가 만나면...쌀로별 사드릴께요. 국화차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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