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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6.24 재활을 향한 교육? 본문

학교이야기/교단일기

2003.6.24 재활을 향한 교육?

analogcafe 2010. 6. 27. 11:19
내일(수요일)은 교내 음악대회가 있는 날이다...
유난히 행사가 많은 특수학교...
난 이런 특수학교가 영 못마땅하다...
유치원이나 초등이라면 당연히 행사 속에서 배우는 바도 크니까..
그래도 좀 봐줄 수 있지만...
직업재활이 목표라는 발달장애아 중등교육에
뻑하면 그리기대회, 음악대회, 컴퓨터, 육상... 등등...
좀 능력이 된다 싶은 아이는 매번 불려나가는데...
게다가 매년있는 이번 행사는 전교학생이 모두 연주에 참여하는 음악행사다
뭐... 의미는 있다... 모두 함께 한다는... 그것도 1년에 한번이니...
근데 그 다음주는 또 캠프로 학교를 비우고...
몇명의 아이들은 정보검색대회, 워드대회, 만들기 대회 등등으로
수업결손이 일어난다...
우리아이들에게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일관성 있고 꾸준한 지도...
다른 사람 세번할때 30번 해야하는... 그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흔히 우리 아이들은 한번 결석하면 그 후유증이 며칠을 두고 두고 가고...
연휴라도 며칠 있으면 마치 방학을 마치고 온 아이들 처럼 적응을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이 행사라는 것도 마찮가지여서... 아이들 훈련의 흐름을 끊어 놓는 것이다...
훈련이라는 말을 쓰니 듣기 거북한 사람들도 있을 듯...
하지만... 난... 훈련이라는 말을 쓴다...
몸에 아주 익도록... 몸에 배도록... 우리의 바른 일상생활을 배우고 익히는 것...
일탈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
그것은 대충 가르쳐서 되는 일이 절대 아닌것이다...
우리 아이들보고 재활하란다... 그게 대체 뭔지.. 알고나 그런말을 하는 것인지...
그게 얼마나 사소하고 작은것부터 고쳐내며 일으켜 세워야 하는 일인지... 뼈져리게 느껴본 사람이라면... 교사가 하루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행위에 있어서... 감히 이렇다 저렇다 훈수를 두지는 못할 것이다...
일반 아이들 잔소리 하는 정도로 고쳐질일... 우리 아이들은 엄마랑 짜고 주위 사람들이랑 짜고... 3위일체를 만들어가며 훈련을 하곤하는데...
그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그 맥을 끊어 원점으로 돌아가게하는 제반 행사들이
나는 정말 정말 싫다...
한달전부터 공지된 이 행사는 하여간 손님도 많이오고 무쟈게 큰 행사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다는 공연장을 만들어놓은 우리학교...
당연 장님, 감님은 뽀다구를 내야할테고...
온학교가 악기소리에 북세통이다...
주주... 이에 질세라...
연습 하나도 안하고 그냥 교육과정대로 지냈다...
지난주 수요일 음악시간을 처음으로
노래한곡 정해서... 반주 넣고... 컨서트 형식으로 연습시킨 후...
좀 빈약하다 싶길래... 플래시 파일 하나 만들어 뒷배경 화면으로 넣고...
점심시간에 몇번 맞춰 본후... 오늘 리허설엘 갔었다...
물론 썩 잘하지 않는다...
선생들도 이상하게 서로 어느반이 잘하는지 경쟁한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
아이들이 연습많이해서 아주 잘할 수 있으면 당연히 좋은 일이겠지...
하지만 연습할 시간이 없지 않은가...
방과후에 남아서 하는거라면 내... 목숨걸고 시킨다 정말...
하여간 내일 발표회는 기양 평소 실력대로 하기로 난 마음을 먹었다...
온학교가 시끄러운 요즘... 소리에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보여주기 식의 교육은 언제쯤 끝날지...
그것이 더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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