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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촛불 월드컵 그리고 시청광장

analogcafe 2010. 6. 28. 19:33
뜨거운 열기속에 월드컵이 끝났다. 월드컵 기간동안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거리 응원을 나섰다. 시청과장은 물론이요, 좀처럼 차단되지 않는 삼성동 봉은사로 앞길도 인파로 메워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기억이났다. '이런 거리 응원도 할 수 있구나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라고 생각한지 엇그제 같은데 벌써 8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사이 대한민국은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했다. 하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10년전보다도 못하게 느껴지는 그런...  

광장이 시민의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광장이 아니더라도 시민이 원한다면 지금처럼 차로를 막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 거리는 우리가 살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니까...

이번 월드컵 거리 응원을 보면서 촛불집회 이야기가 다시 나올까봐 전전긍긍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는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당연히 모일 수 있고 우리나라 땅을 국민된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테니까.... 그들도 그것을 이미 알고 있을테니까...

나는 복잡한 무엇은 모른다.
그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집회결사의자유를 보장받고 싶은 것이다. 내가 시위로 거리에 나가지 않는다 해도 그것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인 요구도 아니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니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얼마전 8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을 해서 조례개정안을 올린 것이 부결되었다. 서울시에 사는 성인들 가운데 8만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을 하여 발의한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통과되지 않았다.
아무리 앞뒤로 이해하려고 해도 이것은 시민을 우습게 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가 없다. 우리의 서명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시민들의 서명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도무지 깊게 생각하질 않는 것이다. 그저 조례개정안을 발의 할 수 있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 뿐이 아니고서야 그 8만명의 서명을 그렇게 무시할 수 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난, 왠만해서 각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바보처럼, 그들이 각성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이 변화하여 우리나라를 민주주의가 성숙된 나라로 발전시켜주길 기대한다.
바보같은 기대일지라도 꼭 그렇게 기대한다.
왜냐면, 우리가 그들에게 권력을 맡겼으니까 말이다.
월드컵 열기를 식히며 한켠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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