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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독일

독일의 정원 가꾸기

analogcafe 2010. 7. 26. 21:47



독일도 꽤 큰 나라이기에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정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만큼은 확실 한 것 같다.

내가 지금 묵고 있는 언니네 집은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의 어느 마을이다. 대도시에 있는 마을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하고 한가롭다. 아파트는 찾아보기 힘들고 뾰족지붕이 많은 안락한 집들이 많은 곳이며 어느 집이나 정원을 가지고 있다. 언니네 집도 정원이 있는데 건물을 지은 면적보다도 훨신 더 큰 사진의 한 세배쯤 되는 정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언니랑 형부가 몇 안되는 아파트로 이사 갈 생각을 한다고 했다. 나는 정원에 다람쥐가 뛰어 다니고, 청둥오리까지 놀러오는 이렇게 좋은 집을 두고 왜 아파트로 갈 생각을 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처럼 바쁜 사람은 도저히 정원을 가꾸고 살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자고 나면 쑥쑥자라는 풀들과 나무, 사진에 보이는 그림의 세배쯤 되는 정원을 예쁘게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하게라도 가꾸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 중요한 것은 정원을 가꾸지 못하면 주위사람들이나 집주인에게 고소를 당할수도 있을만큼 정원을 가꾸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의무에 가깝다는 것이다.
얼마전 형부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겼었다. 그때 언니랑 형부 모두 한 2주간 정원을 가꾸지 못했었는데 그러다보니 그사이 정원에 풀이 많이 자랐었다고 한다. 정원을 돌볼 수 없는 피치못할 상황이었지만 그 이유는 그다지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어떤 것으로도 세입자를 쫒아내기 힘든 독일의 문화속에서도 정원을 제대로 가꾸지 않았을때는 고소를 당할수도 있으며 집에서 쫓겨날수도 있다는 것이다.

형부가 쉬는 오늘, 오늘이 아니면 정원을 가꿀 짬이 나질 않는다면서 땀 뻘뻘 흘리며 톱질을 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주변 사람들(이웃들)이 낮잠자는 시간이기때문에 톱질을 하면 안된다고 한다. 때문에 그 시간을 피해서 오전시간 전기톱을 켠다.

우리나라도 어디나 마당이 있는 집에 살던 시절이 있었다. 나 또한 그런 집에 살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넓은 마당이나 정원이란 것은 먼 이야기 일 것이다. 도시의 바쁜 생활속에 편리함을 위해서 시작된 아파트 문화, 이제는 공간의 제약으로 도시에서는 점점 없어져가는 우리네 마당이 그리워진다. 지나치게 과밀한 서울에 독일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숨쉴 틈이 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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