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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독일

독일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가기

analogcafe 2010. 8. 9. 21:47

50센트 화장실 사용티켓 세장으로 멘토스를 샀습니다.


   유럽에서 화장실을 가려면 경우에 따라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 들어보셨지요? 독일에서도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어떤 곳은 지하철 패스 끊는 곳처럼 출입문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사람이 지키고 돈을 받는 경우도, 또 어떤 경우는 지키고는 있어도 강제하지는 않는 곳, 또 어떤 경우는 받지 않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 중, 기억에 인상적인 곳은 두곳이었는데, 한곳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이었고 또 한곳은 백화점 화장실이었습니다.

독일의 고속도로는 아우토반(속도제한이 없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처럼 도로요금을 내는 곳은 없었습니다. 간단한 스낵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도 있었구요. 도로요금을 내지 않으니 참으로 좋더군요. 어떤 길을 가든지 그리 부담되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휴게소 화장실은 50센트씩 요금을 내야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1유로가 약 1500원정도니까 750원정도가 되겠네요. 그리 싼 요금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화장실을 사용한 티켓으로 해당 금액 만큼을 다른 것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휴게소들이 대부분 그랬는데, 사진은 밤이 되어서야 찍었네요. 때문에 휴게소 전경이 그리 잘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밤에 들렀던 휴게소 전경입니다.

휴게소 입구 문에 독일인의 설명이 없으면 알아보지 못할뻔한 안내글이 있었습니다. 저처럼 독일어 까막눈인 사람은 정말 그냥 지나갔을거예요. 맨 아래 0.50유로라고 적혀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화장실 티켓으로 다른 상품을 대체해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자 그럼 화장실에 들어갈 때부터 설명을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화장실 입구입니다. 마치 지하철이라도 타는 곳 같지요? ㅋㅋㅋ 칸마다 있는 동전투입구에 50센트 동전을 넣으면 아래쪽으로 티켓이 발권됩니다.

바로 요놈입니다. 화장실 티켓치고는 무척 우아합니다. 몰랐으면 화장실에 그냥 버리고 나올 뻔 했습니다.

일단 손에 쥐고 화장실을 둘러보니 특이한 점으로 샤워실이 있었습니다. 밤새도록 운전하는 분들을 위한 샤워시설이라고 들었습니다. 지불한 50센트의 요금으로 샤워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청결상태는 뭐, 평범한 수준입니다. 비교적 깨끗한 편이라고 할까요?

화장실 변기 닦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화장실을 여러번 갔는데 이곳이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사실 지저분한 화장실도 많았거든요. 윗쪽의 푸른색 부분에서 소독수가 나오면 변기의 동그란부분이 빙그르르 한바퀴 돕니다.(동영상이 없는 것이 아쉽네요) 그러면 뽀도독 소리가 나면서 변기가 닦이는 것이죠. 비닐이 돌아가면서 바뀌는 것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변기였습니다.

실내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 바깥으로 나올때는 그냥 아무나 나올 수 있습니다. 들어갈때 둘이 겹쳐 한사람만 50센트를 내어도 나올때는 각각 나올 수 있습니다. ㅋㅋ
화장실에서 버리지 않고 들고 나온 티켓을 가지고 휴게소 매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에도 붙어 있던 티켓 표시가 매장에도 커다랗게 붙어있습니다. 화장실 요금 50센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안내입니다.

늦은시간이라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굳이 이렇게 화장실 요금을 받으며 티켓을 사용하도록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50센트라는 돈이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쓰기에는 좀 부족한 돈이다보니 휴게소 매장에서 도무지 돈을 더 보태지 않고는 왠만한 상품을 구입하기 어렵더군요. 결국 화장실 들렀다가 돈 더주고 맛난것 사먹으라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이미 식사도 했고, 커피도 마셨던터라 50센트를 사용할 용도는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세명이 사용한 티켓을 합쳐서 1.5유로짜리 상품을 찾아보니 마침 멘토스가 있었습니다. 도로휴게소 상품은 많이 비싼편이었습니다. 1.5유로는 환율로치면 하나에 2,250원이나 하니까 우리나라보다 훨신 더 비싼 맨토스를 구입한 셈이었지요. ㅋㅋ 그래도 더 보태지 않고 티켓만으로 계산을 마쳤으니 흐믓하게 하나씩 먹었답니다.


고속도로 요금은 내지 않지만 화장실 요금은 내는 독일의 아우토반..., 그것으로 다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니 얼듯 공짜인듯도 싶지만 결국 더 많은 상품을 구입하도록 하는 수단이 아닌가 했습니다.

어디에서나 화장실 마음대로 가는 우리나라가 좋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하철 패스 끊듯이 티켓을 끊어야하고, 동전이 없으면 동전을 바꾸러 뛰기어다니기까지 해야하는 독일의 화장실 문화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저야 아주 가끔하는 경험이니 그냥 웃으며 지나갔지만 매번 이리 살아야 하는 재독 한국 교포분들은 무척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백화점 화장실에서도 그 불편은 이어졌는데 엄청나게 넓은 겔러리아 백화점에서 화장실을 찾다가 거의 기절할뻔 했다는... ㅋㅋ,  1층에 하나 4층에 하나 있는데 그것도 싸인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찾는데 엄청 오래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한층에 두개이상될만큼 넓은 백화점이었는데 그렇더군요. 게다가 돈받는 아저씨가 여자화장실에도 버티고 서 계셔설랑... 쩝~~~ 여튼, 재미난 나라입니다...*^^*
어렵게 찾은 백화점 화장실..왼쪽에 살짝 보이는 곳이 여자화장실인데요 아저씨께서 점잖게 앉아계십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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