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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급신문]사랑의 교실 신문 6호(6월호) 발행이야기

analogcafe 2010. 7. 5. 13:12


 

  
  이번호는 우리반 소식을 주로 전하던 지금까지의 글쓰기 활동에서 조금 나아가 한달 동안의 기념일 및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내용을 스스로 조사하여 기사를 쓰는 활동을 중심으로 신문이 제작되었다. 
  지난 5월 31일, 5호 발행을 마친후, 곧이어 6월신문의 제작을 위해 신문 기획회의를 실시하였다. 5호까지 발행을 하면서 기획회의를 하는 방법을 익혀왔기 때문에 이번호에서는 거의 전적으로 아이들 스스로 회의를 진행하여 신문 주제를 정하도록 유도하였다. 당연히 처음엔 잘 되지 않았다. 회의 방법에 관한 최소한의 규칙만 제시해 준 후 아이들에게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다. 아이들은 아무도 입을 떼지 못하고 머뭇거린채 거의 10분이상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다. 교사인 나 스스로도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곧, 아이들은 용기를 내어 주었다. 6월 달력을 보기 시작하였고, 컴퓨터 검색을 통하여 6월과 관련된 내용을 찾기 시작했다. 한번 말문이 트이고 분위기가 돋워지니 앞뒤 없이 내용을 생각해 내기 시작했다. 물론 엉뚱한 내용들도 많이 나왔지만 토론 그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의미로 다가 오는 것을 느꼈다. 대략의 내용이 윤곽을 드러낼 즈음, 나는 우리반 카페인 소문난 교실
(http://cafe.daum.net/thanssksrytlf)의 신문 제작방에서 토론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 한, 이야기의 결론이 나지 않을수도 있으니 신문제작방에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댓글로 올려 공유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 과정은 지난달 신문 제작때에도 제한적으로 사용했던 방법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익숙해 있던 터였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떠오른 생각들,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주제들을 적어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댓글 토론 화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토론을 통해 무엇인가를 결정한다는 것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체로 지시받는데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 있는 아이들이었기에 나는 어떤 것을 지도하든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며 아이들을 대하려 노력한다. 또한 민주적인 절차도 꼭 지키려 노력한다. 때문에 신문 기사를 정하는 것도 댓글을 이용하여 투표로 결정하도록 하였다. 최종적으로 아이들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주제들을 3~5개 정도 골라 댓글로 표를 던졌다. 자그마치 102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렇게 기사의 내용과 순위가 결정되었다. 나는 단지 아이들이 결정한데로 순위를 정리해 주는 역할만 하였다.

(=>결정된 기사를 댓글로 정리해 주고 자신이 맡기로 한 기사의 1차 원고 날짜를 제시해 준 화면)

경계선급 지적장애 학생들의 자기결정능력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단지 지적장애가 있어서 그런것
만이 아니다. 매사에 타인으로부터 지시와 통제를 받는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는 아이들기 때문에 경계선급 지적장애학생들의 수동성은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욕구는(스스로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어하는)타인에 비하여 결코 적지 않다. 때문에 조금만 더 존중해 주고, 조금만 더 시간을 할애하며, 조금만 더 기다려준다면 우리아이들도 무엇이든 스스로 해 낼 수 있음을 나는 매 순간 느끼고 있다. 물론 이번 신문 활동을 통해서도 아이들은 그것을 보여주었다. 
  기사가 완성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다 쓰려면 이 글이 언제 끝날지 모를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완성한 신문이라는 것이다. 이번호는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하나의 글이 완성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들었다. 때문에 신문발행이 가능할 것인지의 위기까지 가져왔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번호 신문은 발행하지 말까?"라고 이야기도 했었다. 힘드니까 하지말자고 했었는데도 아이들은 결국 해 내었다. 그 과정을 보면서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자하는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를 새삼 더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제작되었기에 이번호 신문의 내용은 내가 일방적으로 제시했을때보다 빈약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훌륭했다. 끝까지 해 내준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신문제작을 통하여 나는,
보다 많은 교육적 목표를 달성을 하고 싶다.

1. 자신감 향상
2. 사회성 향상
3. 자기결정능력 향상
4. 끈기와 인내심 향상
5.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민주적 시민의식 함양
6. 협력적 과제 수행 능력 향상
7. 글쓰기 능력 향상
8. 일정을 관리하고 계획을 하는 습관 형성
9. 자신의 학습에 대한 반성과 성찰(다른 교과의 수업 내용을 기사화 함으로써 가능)
10. 매체 활용 능력 향상(컴퓨터와 관련된 도구활용 능력 향상 및 필요에 따라 도구를 선택 이용하는 능력)
11. 독서활동의 생활화
12. 고교시절의 추억을 스스로 스크랩해 나가는 활동
13. 홍보효과를 통한 통합교육

등... ...

오늘 새 신문 나온 것을 함께 보며
"신문 만드는 것 너무 힘든데 2학기에는 신문 하지 말고 다른 것 할까?"라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모두 수다를 멈춘다.
"왜? 좋지 않아?" 했더니
- "신문만드는거 재밌어요. 계속해요~" 한다.
"힘들잖아~" 했더니
"그래도 괜찮아요~" 한다.
작은 파도가 밀려 오는 느낌이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아이들, 그렇게 세상에 나가서도 당당히 헤쳐나가는 아이들이 될거라 믿는다. 나의 믿음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 것이다.

이제 방학이다. 방학동안 2학기에는 어떤 활동을 더하여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문제작활동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간으로 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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